우리 아이는 그림에 자신감이 없어요.

우리 아이는 그림에 자신감이 없어요.
이미지 출처: pixabay

"어릴 적에는 참 그림을 자주 그리고 좋아했는데, 요즘은 그림이라면 질색해요."

우리 아이들이 그림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거나 이상하게 자신 없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요. 실제로 많은 부모님들이 이런 걱정을 하고 계십니다. 특히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고민이 깊어지기도 하죠.

​사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 어른들을 예로 들어볼까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자신 있는 그림을 한 번 그려보세요."

이 한 마디 말에 자신 있게 그리고 싶은 그림을 떠올리는 분도 계시겠지만, 아마 대다수는 '자신 있는 그림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사실 우리도 처음 색연필 잡고 이리저리 끼적이고 다니던 어린 시절에는 그림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겁니다. 아마 그림을 좋아했을 거예요. 하지만 어느샌가 그림에 대한 자신감이 줄어들고, 그림을 그리는 횟수도 줄어갔죠.


그림에 대한 좋지 않은 경험이 그림에 대한 인식을 바꿉니다.

우리 아이들도 같습니다. 아이들이 처음 색연필을 잡은 순간에는 단순한 놀이, 소근육 운동, 자기표현의 하나로 그림을 그립니다.

하지만 점점 성장해가면서 세상을 인식하고, 타인과 '나'를 인식하게 되면서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다른 친구의 잘 그린 그림, 어른들의 멋진 그림과 자신의 그림을 비교하죠. 그리고 많은 타인에게 자신의 그림에 대한 좋지 못한 평가와 비교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렇게 그림에 대한 좋지 않은 경험을 한 아이들은 자신의 그림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상황에도 그림이 너무 좋고 더 잘하고 싶어서 꾸준한 연습을 통해 표현 능력이 성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그리기 자체를 포기하게 됩니다.


스스로 세운 높은 기준이 그림에 대한 만족감을 낮춥니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높은 기준으로 인한 경우가 될 수 있습니다. 완벽주의적인 성향으로 인해 자신의 능력에 비해 높은 기준을 가진 경우, 실제 표현할 수 있는 현실과의 괴리감으로 인해 좌절을 겪게 됩니다. 성공의 경험보다 좌절의 경험이 더 늘어가면서 아이는 그림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되고, 그림을 피하게 되는 거죠.

그럼 우리는 이런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결국 첫 번째 이유나 두 번째 이유 모두 자신의 그림에 대한 좋지 못한 경험이 쌓여 생긴 결과로 볼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림에 대한 좋은 경험'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건 똑같이 그리는 게 아니야"

아이들은 시지각이 발달하면서 대상에 대한 관찰 능력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자신이 관찰하고 알고 있는 것과 자신이 그림으로 표현한 것의 차이에서 스스로에게 실망을 느끼게 되죠.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그림을 잘 그리는 건 똑같이 그리는 게 아니야."라고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자주 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라는 것이죠. 그림은 예술입니다. 아이들이 똑같이 그리는 것이 반드시 잘 그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우리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림에 대한 재미있는 경험만들기

하지만 그림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만으로 아이의 좌절감과 부정적인 감정을 걷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에 대해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표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아이에게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요?

1) 못생긴 그림을 그려볼까?

아이와 함께 '못생긴 그림' 또는 '괴물 그림' 그리기 대결을 해보세요. 누가 더 못생기고 괴상한 형태를 그리는지 서로 뽐내고 자랑하며 경쟁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즐거운 표정으로 그림을 그릴 것입니다.

또는 "엄마 아빠를 최대한 못생기게 그려봐."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하며 멀뚱거릴 수 있습니다. 그럴 땐 부모님께서 먼저 아이를 못생기게 그려서 보여주세요. 그리고 한 마디 하세요. "너 이것보다 이상하게 그릴 수 있니? 어려울걸~?" 이 마법 같은 한 마디는 아이가 바로 색연필을 들고 그림을 그리도록 할 것입니다. 그렇게 아이가 못생긴 엄마 아빠 그림을 그리면 마음껏 웃고 더 부추겨 주세요.

2) 형태 표현이 어렵다면 다양한 재료와 도구를 탐색해 보세요.

다양한 재료와 도구를 깊이 있게 경험한 아이는 그 재료와 도구에 대한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색연필, 크레용, 파스텔, 매직, 사인펜, 볼펜, 각종 종이들을 아이와 함께 탐색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선을 긋고 점을 찍고 색칠하고 종이를 구기고 찢고 하는 활동을 통해 재료와 도구에 대한 거리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즐거운 경험은 아이가 그 도구로 자연스럽게 그리기를 시도하게 합니다.


성공 경험을 만들어 주기

작은 성공 경험이 쌓이면 아이의 자존감은 몇 배로 커집니다.

게임에서는 1단계, 2단계, 3단계... 쉬운 난이도부터 서서히 밟고 올라가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이러한 레벨 업 방식을 도입하는 겁니다. 그림 도구를 찾아 준비하고, 색을 고르고, 동그라미 3개를 그리는 등 아이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것들을 주문하세요. 그리고 그것을 수행할 때마다 "색연필이랑 사인펜이랑 스케치북을 준비했구나. 대단한데?" 하고 아이에게 성공을 각인시켜주세요. 처음에는 '이게 뭐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몇 번 반복되면 아이는 환한 얼굴로 성공 시나리오를 즐기고 있을 겁니다.

이 방법은 구체적인 대상을 그릴 때에도 시도해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우선 옆으로 길쭉한 네모를 하나 그려볼까?" "그리고 그 밑에 동그라미를 많이 그려보자. 몇 개를 그려볼까?" "그리고 네모 안에는 작은 네모를 4개 그려보자." "어때? 기차가 완성됐네? 대단한데~" 이렇게 블록을 조립하는 것처럼 하나의 대상을 작은 단계로 나누어 차근차근 진행하는 거죠. 이러한 경험은 아이에게 자신감을 줍니다.


오늘 아이와 함께 즐거운 그림 그리기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이가 자라면서 자신의 못난 점을 발견한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발달의 단계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가장 첫 번째이자 최고의 지지자인 우리는 아이가 좌절만 하기보다는 그 속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야 합니다. 실패의 경험과 성공의 경험을 모두 마주하며 아이는 자신의 한계를 발견하면서도 가능성을 보게 되지요.

오늘 아이와 함께 즐거운 미술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떠세요?


오늘 그린 그림 보관은 리틀피카소에 맡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