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잘 못 그리는 아이, 뒤처지는 건가요?

일반적으로 '그림 실력'은 '사람을 얼마나 잘 표현하는가'로 판단하고는 합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님들이 직접 또는 학원을 통해 아이가 사람의 형태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시죠.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사람 싫어!" "내 마음대로 그릴 거야!" "재미없어!" 하며 사람 그리기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이런 거부반응과 졸라맨 형태의 그림으로 걱정이 많은 부모님들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먼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람 그림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사람 그림을 왜 잘 못 그릴까?

1. 사람에 대한 관심이 적어요.
먼저 사람에 대한 관심 자체가 부족한 경우를 볼 수 있어요. 관심사가 사람이 아닌 동물이나 자연, 물건 등에 있다면 사람을 그릴 때 평소 관찰한 것이 많이 없기 때문에 섬세한 표현이 어려운 거지요.

​2. 형태 세부 묘사에 대한 관심이 적어요.
그림을 통해 번쩍이는 스토리나 아이디어를 빠르게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경우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 아이들의 목적은 형태에 대한 표현이 아니라 '생각'의 표현이기 때문에 사람을 표현함에 있어 섬세한 부분까지 그림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요.

3. 관찰 표현이 어려워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대상의 특징을 관찰하고 이를 기억하며, 손으로 출력하는 꽤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발달하고 성장합니다. 그리고 그 속도는 아이들마다 모두 다르죠. 따라서 시지각, 인지, 소근육 발달이 아직 미성숙한 아이에게 특정 대상을 표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될 수 있어요.

​더불어 완벽주의적인 기질이 있거나 과거 자신의 그림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경우, '틀릴까봐' 시도 자체를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1. 우선 좋아하는 것부터 실컷 표현해봐요.
아이가 사람에 대한 흥미보다 다른 것에 더 관심이 많다면, 우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세요. 스스로 좋아하는 대상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대상에 대한 관찰 표현 능력과 소근육이 발달됩니다. 또한 좋아하는 주제를 표현할 때 그와 관련된 스토리로 '사람'을 표현할 수 있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많이 좋아하는 게임과 만화 속 캐릭터들은 사람이거나, 사람의 형태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사람의 형태'를 관찰하고 표현할 수 있어요.

2. 사진을 이용해보세요.
사진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인물 사진을 직접 대고 그리는 방법과, 얼굴 또는 몸과 같이 일부분을 사진으로 대체하여 표현하는 방법이 있죠.

인물 사진을 종이에 대고 그대로 따라 그리는 방법은 도구가 필요합니다. OHP 필름지, 먹지, 기름종이(트레이싱지), 라이트 박스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이미지를 프린트하고 위 도구를 활용해 따라 그리면 보다 쉽게 대상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 그리는 것은 도움이 안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이미지를 대고 그리는 과정에서 아이는 대상을 관찰하는 경험에 집중하게 됩니다. 또한 원하는 형태를 표현하기 위해 눈과 손의 협응력, 미세 소근육, 시지각 등 다양한 신체적 인지적 발달이 이루어지죠.

우리 조금 더 기다려봐요.

이렇게 사람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이유와 개선 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다림'입니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단 한 명인 아이의 성장을 기다려봐요.

아이 스스로가 미술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고 자신의 표현력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 내키지 않은 주제도 서슴없이 표현을 시도하는 타이밍이 분명히 올 거예요. 재미있으면 열심히 하고, 열심히 하면 잘 하게 되고, 잘하면 또 재미있으니까요.

우리 아이가 그린 멋진 작품, 리틀피카소에 보관해보세요.